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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9 Real Sunday
  2. 2009.04.17   3
  3. 2009.04.16 Midnight Snack
  4. 2009.04.12 Take Brunch 1
  5. 2009.03.30 Industrial Su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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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Sunday

2009. 4. 29. 01:04 from Diary

페리에를 따른 컵 너머로 창 밖의 은행잎을 바라봤다. 탄산과 섞여버린 노란 은행잎이 아름답다. 스틱으로 화면을 저으며 건조하게 고백한다. 나 헤어졌어.
친구 역시 담담하게 대답한다. 그래?
그리고 발사믹 식초를 떨어뜨린 올리브 오일에 갓 구워 나온 빵을 찍어 먹는다. 이제는 과거가 되버린 이별을 황홀한 식감과 함께 넘겨버린다.
그게 벌써 지난 가을.















봄이 되어 다시 찾은 이 동네는 여전히 일요일스럽다. 비가 오다말다 흐린 하늘 속에서도 또렷하게 일요일을 인식하게 만들어준다. 주문한 에스프레소 1샷에 물 3샷. 친절한 커피 레시피가 인상적이다.

왼쪽의 그린, 오른쪽의 블루. 그 중앙에 놓인 뷰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러다 스피커에서 흐르는, 24시간 라운지채널의 시그널 멘트에 멈칫한다. 즐겨듣는 온라인 채널.  
내일은 월요일. 그 압박감이 잠시나마 소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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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 벚꽃 그리고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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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night Snack

2009. 4. 16. 00:18 from Diary

이런 기분의 날도 있는 거다. 모처럼 야근이 없는 날이다. 오만가지 상념이 버라이어티로 덤빈다. 만나자는 Y를 뒤로하고 집에가서 샤워를 마치고 노곤노곤해진 기분으로 맥주 한 캔을 하고싶어졌다. 외로울 땐 언제든 전화하라는 S는 집에서 혼자 맥주를 마시겠다는 내 계획에 하이네켄을 점지해준다.

이마트. 집 근처에 이마트가 있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축복이다. 오만가지 상념은 순식간에 몇가지 정도로 대폭 줄어든다. 소소한 데서 기쁨을 얻는 단순함이 좋다. 인스턴트 야끼소바를 노란 바스켓에 담는다. 설명서대로 하면 꽤 근사한 맛이 구현된다는 걸 이미 경험으로 안다. 야끼소바엔 역시 시원한 맥주. 맥주 코너로 옮겨서 전세계 맥주를 그윽하게 내려다 본다. 그때 그 때 마시고 싶은 레이블이 다르다. 한동안 즐기던 호가든은 요즘의 입맛으론 좀 시큰해서 별로다. 대낮엔 역시 찬란한 코로나. 오늘같은 밤엔 어디보자..오호라. 오랜만에 밀러로. 밀러를 집어들고 나니 S가 점지해준 하이네켄이 밟힌다. 그래 하이네켄. 음..그런데 하이네켄 병 컬러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야끼소바의 감칠맛에 재를 뿌릴 것 같은 초록색. 아무래도 역시 밀러. 진중한 밀러는 골드-블랙 패키지라 야끼소바에 제격일 것이다. (음료-스트로우 매치 습관의 변형이지 싶다)

저지방 서울우유 1000ml, 김연아 얼굴 한가득 채워진 매일 요거트 4+2세트, 한쪽은 둥글고 한쪽은 세심한 면봉, 아까 참외 한봉지, 야끼소바, 밀러 한 병.

집에 도착해서 딸보다 반기는 참외를 받아드신 엄마는 TV를 보러 빛의 속도로 안방 이동. 버릇처럼 물을 가스레인지에 올렸다가 설명서를 보고 끓기 직전의 물을 다 버린다. 기름을 두르고 각종 야채를 볶으란다. 처음 요리할 땐 각종 야채가 들어있는 줄로 착각했을 정도로 황당한 설명서. 어쨌든 촉촉해질 때 불을 끈 뒤 완성된 야끼소바를 밀러와 함께 맛본다. 밤에 마시는 맥주는 반 병만 되도 취기가 만만치않다. 뭐 하지만 가끔 이러고 싶은 날도 있는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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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esaidyeah :

Take Brunch

2009. 4. 12. 23:40 from Diary


      ALLO

     무엇하나 부족함없는, 봄햇살이 반영된 골디한 색감의 테이블.
     대리석과 화이트 접시. 코로나와 스테인레스, 화이트 셔츠의 그녀와 대화.
     일요일 정오의 시침과 분침이 한창 멀어진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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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esaidyeah :

Industrial Sushi

2009. 3. 30. 01:52 from Selection


기분이 다운된 날 밤엔 이마트를 찾는다. 밤에는 거의 먹지 않는 내가 초밥을 기웃거린다면 보나마나 굉장히 다운된 상태이므로 스스로를 풀어주는 편이다. 눈 앞의 셰프가 민첩한 손놀림으로 적절한 타이밍에 내어주는 초밥과는 신선도나 맛을 비교할 순 없지만 계량화된 맛이 주는 덤덤함이 좋다. 이 시간까지 채 남아있는 촉촉함도 이런 기분에 제법 잘 어울린다. 간편함이 주는 정서는 부담스럽지가 않다. 의미적인 면에서 굉장히 큰 메리트다. 진열된 상품을 심드렁한 눈으로 둘러보고 꼭 필요한 손짓을 이용해서 플라스틱 바스켓에 담는다. 굳이 감정을 꺼내지않아도 몸 안에 축적된 개인적인 기호만으로 가능한 일이다. 간편히 구입해서 간편하게 먹는다. 다른 인스턴트 제품처럼 부시럭거리면서 끓인 물에 넣고 젓고 할 필요가 없으니 초밥은 그런 면에서 가장 우위다. 스스로를 책망할 일없는 계량화된 고급식감이니까 적당히 즐기고 숨을 돌리면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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