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io Pucci 09 F/W

2009. 4. 21. 10:56 from Fashion

09 F/W Emilio Pucci가 확 다르게 젊고 신선해졌다. Emanuel Ungaro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노르웨이 출신의 신임 디자이너 피터 던다스(Peter Dundas)의 영입과 함께 Emilio Pucci의 분위기가 이토록 젊고 멋지게 바뀐 것. 

Emilio Pucci는 2000LVMH에 인수되면서 크리스챤 라크르와, 매튜 윌리엄슨 등의 디자이너를 영입해왔다. 하지만 작렬하는 이태리 나폴리 해변에서나 어울릴 것 같은 화려한 푸치 프린트가 워낙 압도적이기 때문일까. 다소 노후한 브랜드 이미지는 여전했다. 전 시즌까지 지휘했던 매튜 윌리엄슨은 색채를 자유자재로 풀어내는 그의 재능이 온전히 빛을 발하지 못했던 것 같다. 화려한 푸치 프린트외에는 그다지 큰 인상을 받지 못했고 무엇보다 새롭지 않았다.
패션 하우스의 새로운 수장이 되는 젊은 디자이너들은 브랜드 고유의 유산도 잘 지켜나가면서 새로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고통스러운 위치이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는 재도약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BALMAIN을 순식간에 가장 영향력있는 브랜드로 등극시킨 크리스토퍼 데카르넹(
Christophe Decarnin)의 예만 들어도 젊은 디자이너의 성공적인 영입이 이끌어낸 결과가 가히 얼마나 위력적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피터 던다스는 푸치의 대명사이기도 한 고유 프린트를 젊은 세대들을 위해 새롭게 제안했다. 아이템적으로는 밀리터리 코트와 폭스 퍼, 숏 기장의 드레스 등을 low-high mix를 통해 보여준다. 그간의 푸치가 프린트에 집중한 나머지 아이템 자체의 존재가 희미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옷에서 가장 우선시되야 할 사항은 아이템이 확실한가라는 점이다. 디테일이나 프린트가 우선시되다보면 정작 그 옷의 방향을 잃기 쉽다. 드레스면 드레스, 팬츠면 팬츠 그 아이템의 특성을 충분히 숙지한 뒤에 부가적으로 디테일 등을 얹어야 군더더기없는 옷이 된다. 그런 점에서 루즈한 블라우스 탑과 숏 기장의 드레스 아이템은 프린트를 군더더기가 아닌 하나의 적절한 요소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탁월한 선택이다. 다시 푸치의 시대가 오게 만들어준, 락스타처럼 혜성같이 등장한 디자이너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피터 던다스의 Emilio Pucci 데뷔 컬렉션.

Twenty8Twelvevh
포스팅에도 언급했지만 이제는 옛것 그대로는 게임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요즘 제시카 고메즈와 이민호를 전격 앞세운 마케팅이 한창인 카스 맥주의 반란이 반갑다. 별 기대없이 본 Cass동영상은 비쥬얼이나 공간 셋팅도 꽤 근사하고 무엇보다 스토리를 저해하지 않으며 잠깐씩 등장했다 빠지는 제품 노출방식이 깔끔해서 인상적이다. 여전히 '이게 젊음의 대명사다'라는 식의 선전운동같은 느낌은 잔존하지만 한층 진일보된 방식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익숙하던 것에 새로운 기운을 잘만 적용한다면 오히려 무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새롭게 인식되기도 한다. 기발한 아이디어란 것도 원래 전혀 뜬금없는 것보다 익숙한 것에서 오는 생경함이 더 와닿는 법이니까. 문제는 그 새로운 방식이 피를 말리게 하는 고통의 산물이라는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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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esaidyea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