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ial Sushi

2009. 3. 30. 01:52 from Selection


기분이 다운된 날 밤엔 이마트를 찾는다. 밤에는 거의 먹지 않는 내가 초밥을 기웃거린다면 보나마나 굉장히 다운된 상태이므로 스스로를 풀어주는 편이다. 눈 앞의 셰프가 민첩한 손놀림으로 적절한 타이밍에 내어주는 초밥과는 신선도나 맛을 비교할 순 없지만 계량화된 맛이 주는 덤덤함이 좋다. 이 시간까지 채 남아있는 촉촉함도 이런 기분에 제법 잘 어울린다. 간편함이 주는 정서는 부담스럽지가 않다. 의미적인 면에서 굉장히 큰 메리트다. 진열된 상품을 심드렁한 눈으로 둘러보고 꼭 필요한 손짓을 이용해서 플라스틱 바스켓에 담는다. 굳이 감정을 꺼내지않아도 몸 안에 축적된 개인적인 기호만으로 가능한 일이다. 간편히 구입해서 간편하게 먹는다. 다른 인스턴트 제품처럼 부시럭거리면서 끓인 물에 넣고 젓고 할 필요가 없으니 초밥은 그런 면에서 가장 우위다. 스스로를 책망할 일없는 계량화된 고급식감이니까 적당히 즐기고 숨을 돌리면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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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esaidyeah :

REMIND, RESTART

2009. 3. 30. 01:29 from Diary



에스프레소 잔에 담긴 와인은 어느덧 절반이하를 밑돈다. 24시간 라운지 라디오채널에선 나약한 상황을 다그치기라도 하듯 llorca의 the end hepop original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 라디오 채널의 Datempo Lounge코너 새벽타임 선곡은 특히 끝내준다. 지구 반대편 현지시각과 아무런 관계가 없음에도 이곳 새벽에 어울리는 템포의 선곡이라니 신기할따름. 비가 오는 날은 평소와는 다른 차분하게 정제된 분위기의 선곡이 이어진다. 그또한 신기하다. 새벽에 잠들어서 새벽에 일어나야하는 생활이니 잠들기 전 새벽시간을 너무 만끽하면 안되는데 알면서도 눈 질끈 감고 잠들기가 쉽지않다. 플레이창을 닫고 시스템종료를 하는 것이 한창인 라이브공연을 중간에 빠져나오는 것만큼이나 실례라 느껴지는 탓이다. 결국 실례를 범하고 잠들거면서 장황하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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